세계 74위가 우리나라 은행의 최고 랭킹이다. 또 농협과 하나금융지주가 기본자본 기준으로 세계 100대은행에서 탈락하면서 100위권 내 국내 은행수는 5곳에서 3곳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원화 가치의 평가절하 영향으로 국내 은행의 세계 순위가 일제히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더 뱅커(The Banker)' 7월호에 실린 세계 1000대 은행(작년 말 기본자본 기준) 가운데 국민은행이 74위로 국내 은행 중에 순위가 가장 높았다.하지만 순위는 전년(56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가 65위에서 82위로 하락했으며 신한금융지주도 77위에서 91위로 떨어졌다.
농협은 90위에서 113위로, 하나금융지주는 93위에서 115위로 각각 밀리면서 100위권 내 국내은행 수는 3개로 감소했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380위와 589위에서 416위와 617위로 떨어졌다.
2007년 회계 계수를 사용한 기업은행과 전북은행은 118위와 970위에서 111위와 878위로 상승했으며 대구은행은 367위에서 399위로 하락했다.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은 외국계라 국내 은행 집계에서 제외됐다.

국내 은행의 순위 하락은 대미 달러 환율이 2007년 말 936.10원에서 작년 말 1259.50원으로 34.5%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은행의 달러화 기준 기본자본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주요국 대형은행의 경영건전성을 비교한 결과 국내 대형은행은 자본적정성, 수익성, 자산건전성 모두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한국 11.80%, 미국 11.55%, 일본 13.15%, 독일 10.93%, 영국 12.27% 등으로 나타났다. 총자산이익률(ROA)은 한국 1.00%, 미국 1.10%, 일본 0.49%, 독일 0.22%, 영국 0.82% 등으로 집계됐다.

세계 5대 은행의 기본자본은 JP 모건이 1361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 뱅크 오브 아메리카 1208억 달러, 3위 시티그룹 1188억 달러, 4위 스코틀랜드 왕립은행 1018억 달러, 5위 HSBC 홀딩스 953억 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세계 25대 은행에 포함된 은행들의 국가별 숫자는 미국이 6개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 4개, 영국·일본·프랑스 각 3개, 이탈리아·네덜란드 각 2개, 독일·스페인 각 1개 순이었다.

한편 지난해 세계 1000대 은행의 기본자본 증가율은 9.7%로 전년에 비해 대폭 둔화됐다. 총자산 증가율도 전년의 21.6%에서 6.8%로 낮아졌다. 세전 순이익 증가율도 전년 대비 -85.3%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이후 지속된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유럽 은행들을 중심으로 전세계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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