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제철소 꿈 이룬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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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당진 열연공장 완공
올 60만t 생산… 연 300만t 체제로
올 60만t 생산… 연 300만t 체제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공개석상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언론에 언급되는 것도 크게 반기지 않는다. 대외 행사에 나갔다가 모여든 기자들의 질문에 몇 마디 대답을 하는 게 고작이다. 그런 김 회장이 자청해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일 충남 당진 아산만 동부제철 열연공장에서 열린 전기로 완공식에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정식으로 기자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김 회장에게 동부제철 열연공장이 갖는 의미가 큰 셈이다.
김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어렸을 때부터 꿈꿔 온 제철 사업을 이제야 이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은 없는 대신 전력과 고철이 풍부한 나라에서는 전기로 방식의 제철공장이 경쟁력이 있다"며 "용광로 방식의 제철공장과 비슷한 품질의 쇳물을 얻을 수 있고 환경 오염도 덜한 만큼 동부제철이 미래 제철사업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완공식을 가진 동부제철의 열연공장은 2007년 11월 착공했다. 1년7개월여 만에 정상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동부제철은 이번 열연공장 설립으로 기존의 냉연공장과 함께 쇳물에서 냉연 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 공정을 완비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세 번째다.
공장 설립에는 총 8700여억원이 들어갔다. 동부제철은 이 공장에서 올해 60만t의 열연 제품을 만들고 점차 생산량을 늘려 2011년부터는 연산 300만t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동부제철이 도입한 전기로 방식의 열연공장은 유연탄과 철광석을 사용해 쇳물을 만들어 내는 용광로 방식과는 달리 고압의 전기를 이용해 고철을 녹이는 방식이다. 동부제철은 냉연공장의 연간 열연강판 사용량인 250만t 중 70% 정도를 이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2년 전 동부제철이 이 공장의 설립 계획을 밝혔을 때만 해도 주변에선 우려가 상당했다. 공급 과잉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작년 기준으로 국내 열연강판 수입량이 700만t 인데 동부제철이 정상 가동되더라도 400만t 정도는 계속 수입해야 한다"며 "공급과잉 걱정은 기우"라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그룹경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유동성 문제에 대해 "작년에만 자산매각으로 4000억~5000억원을 확보했을 정도로 동부는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회사"라며 "동부메탈 외에 울산 유화공장과 일부 부동산 등의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부채비율도 내년부터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진=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