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에 큰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투자자들에게 만만찮은 어려움을 안겨줬던 상품이 바로 해외 리츠(REITs)펀드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며 해외 리츠펀드는 펀드자금을 다양한 리츠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의 한 종류다. 해외 리츠펀드는 리츠에서 나오는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피해가지 못하고 가파른 수익률 하락을 보였다.

장기간에 걸친 성과 부진은 해외 리츠펀드의 환매로 이어졌고,최근까지도 매주 200억~300억원 수준의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3월 초 이후에 해외 주식펀드는 평균 38% 올랐지만 해외 리츠펀드의 상승률은 18%에 그쳤다는 점도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해외 리츠펀드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살펴보면 너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선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풍부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중장기적으로는 임대료 상승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신축 건물의 원가도 오르기 때문에 기존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특히 최근 1~2년 새 오피스 상가 등의 신규 착공이 부진해 물량 공급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실제로 그동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던 극동빌딩 같은 대형 오피스 건물이 최근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됐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투자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하락한 리츠시장의 가격도 투자 매력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현재의 시장 상황은 일부 자산의 거래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일시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용인해 주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자산 중 하나가 바로 리츠다. 특히 증시에 상장된 리츠의 경우 시장이 불안할 때 발생하는 수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청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리츠 가격이 추세적으로 오르기 위해선 경기 회복이 우선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신규 리츠 설립이나 기관투자가들의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디레버리징(부채비율축소)이 완화돼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면 해외 리츠펀드에 대한 투자는 충분히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2007년 이전의 버블과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배당수익 추구와 인플레이션 헤지라는 리츠펀드의 기본적인 특성을 감안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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