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고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중앙은행들의 과잉 유동성 공급에 편승한 투기거래의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투자자들이 각국의 막대한 구제금융 자금 투입에 따른 '구제금융 거품(Bailout Bubble)'에 대해 거론하기 시작했고 일부 시장에서는 경기회복과 관련된 투기 거품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 석 달간 34%나 급등하며 올해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단기간 내 수조달러씩 쏟아부은 돈이 경제활동에서 미처 다 소화되지 못하고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간 탓도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년간 경기부양을 위해 직 · 간접적으로 총 11조4000억달러를 배정했고 이 중 약 2조4000억달러가 집행됐다. 중국도 6000억달러의 경기부양 자금 지출을 선언했고 러시아는 2900억달러,일본은 1550억달러의 부양책을 마련했다.

조아킴 펠스 모건스탠리 글로벌경제부문 공동대표는 "찍어낸 돈은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면서 "그것이 원자재와 주식 가격을 밀어올렸고 신흥시장에 유입되기 시작했으며 선진국 시장에도 밀려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시장에서 은 가격은 작년 12월 저점 대비 59% 급등했고 구리 가격은 90%나 올랐다. 원유 가격은 저점 대비 125%의 상승세를 보이며 서부텍사스원유(WTI) 7월물 기준으로 배럴당 72.04달러까지 치솟았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