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처럼 재정적자가 계속 불어난다면 10년 내 미국 가구당 부채가 15만5000달러에 달할 것이다. "

미 경제 격주간지인 포천은 9일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재정적자 현상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나라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재정 파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연 평균소득 가구를 기준으로 10년 뒤 가구당 빚이 작년보다 9만달러 이상 불어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오바마 정부의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적극 지지하면서도 "미국 장기 재정 전망이 무척 걱정스럽다"며 "적자를 줄이기 위한 세수 확대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의원(위스콘신주)은 "미 국채에 투자한 채권자들이 국채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채권 시장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더 이상 (정부가) 불장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처방으로 크루그먼 교수는 세금을 더 많이 거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라이언 의원은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는 미 국채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려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결국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 3일 하원 예산위원회에 나와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할 경우 금융 시장 안정은 물론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금리가 오르면 미 정부의 이자 부담이 늘어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최고등급(AAA)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25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만을 대상으로 세금을 거둬 정부 부채를 줄이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중산층의 과세 부담을 늘리거나 부가가치세(VAT)를 거두는 방안 등이 모색될 전망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