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홈쇼핑에서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상품은 화장품과 주방용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여파로 '작은 사치'로 만족하려는 여성들이 늘면서 화장품 판매가 두드러졌고, 외식 대신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많아져 주방용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GS홈쇼핑은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2009년 상반기 히트상품'을 선정한 결과, 총 16만 세트가 팔린 '조성아 루나'가 1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히트상품 10위 목록에 화장품이 무려 5개나 됐다.

롯데홈쇼핑 히트상품 목록에서도 화장품이 10위권 내에 6개, 현대홈쇼핑 3개, CJ오쇼핑 1개가 올라왔다.

홈쇼핑에서 '화장품 돌풍'은 기존 30~40대 홈쇼핑 이용고객이 20~50대로 확대된 것도 한 몫 했다. 또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화장 전후 모습을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것도 매출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이 유명 브랜드 화장품의 경연장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동네마다 볼 수 있었던 오프라인 매장이 점점 줄면서 설 자리가 좁아진 중견 화장품 업체들도 홈쇼핑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코리아나, 엔프라니, 참존 등 굵직한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들도 홈쇼핑 판매상품을 강화하거나 홈쇼핑과 공동기획해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스티로더의 굿스킨과 오리진스, 쌍바 등의 해외 고급 화장품 브랜드들도 홈쇼핑 문을 두드리고 있다.

주방용품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CJ오쇼핑은 상반기 동안 '해피콜 프라이팬'을 14만개나 팔았다.현대홈쇼핑은 후라이팬, 오븐 등 3개 주방용품이 히트상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CJ오쇼핑 주방용품 담당 임정현 상품기획자는 "40대 이상 주부층에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다이아몬드 프라이팬'이 큰 인기를 끌었다"며 "10위에 오른 '네오플램 프라이팬' 역시 세라믹 코팅으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 한 것이 대박 비결"이라고 말했다.

알뜰 소비자가 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피부관리를 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상품들도 인기를 끌었다.

GS홈쇼핑에서 헤어 트리트먼트제인 '실크테라피'와 수면팩인 '쌍빠 녹터널 수면팩'이 각각 6위, 9위를 기록했다. CJ오쇼핑에서는 집에서 전문가처럼 머리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미용기기 '블로우 매직'이 6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호두가 몸에 좋은 장수식품을 지칭하는 이른바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에서 '캘리포니아 호두'가 각각 히트상품 1위, 3위를 차지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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