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약품 인수 등 의욕적으로 덩치 키우기에 나섰던 CJ제일제당이 사실상 표류하고 있습니다.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주력 품목이 빈약한 가운데 강점을 보였던 연구개발(R&D)도 약화됐다는 지적입니다. 양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처방 의약품시장에서 1천175억원을 기록해 유한양행과 중외제약에 이어 10위에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실속이 없었다는 게 제약업계의 평가입니다. CJ제일제당 의약사업부의 주력 제품은 컨디션 파워가 490억원을 차지해 매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전문의약품인 고지혈증 치료제(메바로친)와 고혈압치료제(헤르빈)은 100억원대 매출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습니다. 2007년과 2008년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전자문서교환(EDI) 방식 의약품비에 청구된 상위 100대 품목 가운데 CJ제일제당의 의약품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여기에 원가상승 압박 등으로 링거액을 비롯한 수액제를 생산하는 수액공장을 메디펙에 매각하면서 의약사업 비중을 축소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보험적용을 받는 수액값이 몇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자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과거에 주력했던 연구개발(R&D) 분야도 최근에는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업체에 출자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줄기세포 등 바이오 바람이 불자, CJ제일제당은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연구진이 진행하는 '서울시 제대혈 줄기세포 응용사업단'에 합류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오송공장 시설을 cGMP 기준에 엄격히 맞춰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제약 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장 매각과 줄기세포 투자 등에서 나타난 CJ제일제당의 행보는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WOW-TV NEWS 양재준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