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패션명품 회사 프라다와 기획 단계부터 공동 작업을 통해 개발한 고급 터치스크린 휴대폰 '프라다폰2'를 다음 주 초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2년 전 출시한 프라다폰의 후속작으로,3인치 고해상도 화면에 PC 키보드와 배열이 같은 '쿼티(QWERTY) 키패드'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시넷(Cnet)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 모바일을 탑재한 '아르마니 스마트폰'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의 휴대폰 기술에 아르마니의 디자인 역량과 MS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합쳐진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나오는 것이다.

◆명품 휴대폰 경쟁,메디치 효과 노린다

신제품 개발에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메디치 효과란 전혀 다른 분야의 융합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뛰어난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후원 아래 서로 다른 재능과 지식을 갖춘 예술가,과학자,시인,철학자 등이 교류함으로써 창조와 혁신을 이끌어낸 데서 유래했다.

LG전자의 프라다폰2는 자동 초점 기능을 갖춘 5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고,애플의 아이폰과 같이 '멀티 터치' 기능을 갖춰 화면 상에서 두 손가락으로 손쉽게 사진이나 웹페이지 등을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 프라다폰2와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로 연동하는 손목시계형 액세서리인 '프라다링크'를 세트로 판매한다. 가격은 179만3000원으로 역대 국내 휴대폰 가운데 최고가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라다의 명성과 휴대폰이 만나 디자인과 기능에서 최고만을 추구하는 특별한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냈다"며 "명품 휴대폰인 프라다폰2의 가치에 걸맞은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션 명품 회사 아르마니와 손잡은 삼성전자는 덴마크 오디오 회사인 뱅앤올룹슨과도 제휴,디자인에서 차별화한 '세린''세레나타' 등의 휴대폰을 내놓기도 했다.

◆PC · 자동차업계로 확산

PC 업계에선 자동차 회사를 끌어들인 사례도 있다. 대만 컴퓨터 업체인 아수스는 최근 세계적인 스포츠카 제조사인 람보르기니와 제휴해 '아수스-람보르기니' 노트북을 내놨다. 첨단 IT(정보기술)에 람보르기니의 디자인 역량이 결합해 '퓨전 노트북'이란 개념을 만들어 냈다.

현대자동차가 프라다와 함께 '제네시스 프라다'를 선보인 것도 메디치 효과를 위한 시도다. 루이비통은 자동차 회사 인피니티와 함께 '루이비통-인피니티 가방'을 선보이기도 했고,나이키는 올해 초 청바지 및 티셔츠 등 캐주얼 의류를 만드는 프랑스 A.P.C(아페세)의 디자인을 가미해 'APC 운동화'를 내놓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메디치 효과를 살린 제품이 주목받는 것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디어의 조합이기 때문"이라며 "IT와 자동차가 만나고,패션과 휴대폰이 만나는 이 같은 시도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로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