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t's the first time to hear that(처음 듣는 얘기다).It's not true(그건 사실이 아니다)."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3일 아랍에미리트(UAE) 프로축구팀 이적과 관련한 질문을 현지 언론으로부터 받고 즉석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그 기자가 다시 묻자 "I want to stay and play in Europe(나는 여전히 유럽에서 뛰고 싶다)"이라고 유창한 영어로 답해 그의 이적설보다 영어실력이 화제가 됐다.

박지성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매주 2~3차례 두 시간 정도 현지 교민에게 영어 과외를 받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코리안 특급'들의 외국어 실력은 어떨까. 지난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때 김연아가 미국 방송사 리포터와 통역없이 능숙하게 인터뷰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김연아의 소속사 IB스포츠 관계자는 "3년째 외국에서 전지훈련을 한 게 같은 기간 유학생활과 맞먹을 것"이라며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실력이라고 설명했다.

LPGA에서 활약 중인 한국선수들의 영어 실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신지애 오지영 등이 현지인과 대화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신지애가 골프 입문 때부터 LPGA 선수권을 제패할 것이기 때문에 해외 언론과 유창하게 인터뷰하기 위해 반드시 영어를 마스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이승엽은 일본어가 유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어를 구사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는 일본어로 인터뷰를 할 수 없도록 한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의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요미우리가 일본 시리즈를 제패한 뒤 이승엽의 일본어 인터뷰가 전파를 타면서 일본인들은 일본어를 잘 구사하면서도 인터뷰 때 항상 한국어로 답변해 온 것에 새삼 놀라워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