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윈도' 독점을 시정하라는 집행위원회의 지시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실상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그간 취해온 벌금 부과를 뛰어넘는 강력한 새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윈도'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떼어내도록 한 그간의 전략과는 정반대로 '윈도'와 함께 경쟁 브라우저들을 동시에 제공해 사용자의 선택권을 넓힘으로써 '윈도'의 시장지배력을 희석시키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새 규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수주 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WSJ는 EU가 2004년 이후 MS에 모두 20억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했으나 '미디어 플레이어'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윈도'의 시장지배력으로 인해 입는 후광을 제거하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와 관련,MS의 경쟁 브라우저 업체들이 최근 MS를 EU집행위에 비밀 제소했다면서 제소안에는 기존 '윈도' 사용자들도 '익스플로러' 이외 브라우저들을 자동으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MS가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PC업계를 대변하는 콤TIA의 변호사는 "EU의 새 제재는('윈도'의 독점적 관행이 시정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U는 최근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에 대해선 사상 최고액인 10억600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키로 결정한 바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