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창사 10주년 기념으로 지난 18,19일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는 세계적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경제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국내외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는 연사부터 화려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작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유럽의 대표적 이코노미스트인 노버트 월터 도이치뱅크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월가의 대표 인물이었던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회장,손꼽히는 이머징 마켓 투자전략가인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 회장 등 모두가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이들의 강연을 듣기 위한 열기도 뜨거웠다. 이틀에 걸쳐 1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주요 연사들이 던진 화두는 크게 네 가지였다.

①최악 지났지만 낙관하지 마라

글로벌 경제가 최악은 지났으며 공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견해가 일치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나왔다"는 말로 최악이 지났음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자칫하면 잃어버린 일본의 10년이 올 수 있다"며 "2013~2014년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모비우스 회장도 "당분간 성장과 하락을 반복하는 'W자형'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②경기부양 속도를 높여라

강도 높은 재정 및 금융정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지배적이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위기탈출 대책의 방향은 맞지만 강도가 약하다"며 "미국 내에서만 3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정도의 강력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터 이코노미스트도 "유동성이 우려되면 중앙은행이 흡수하면 된다"며 지금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때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③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하라

보호주의 경향을 배격하고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하라는 데도 한목소리를 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럴 때 일수록 상호의존성을 강화해 국제적인 교역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기회에 세계적 수준의 금융 규제 및 감독 기준을 만들어 다음의 위기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린스 전 회장도 "제2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은 물론 경제 · 정치 차원의 국제공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④이머징 마켓에 주목하라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이 위기 이후 주목해야 할 시장이라는 데도 대체로 시각이 일치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이머징 마켓에 대한 장기 전망은 아주 긍정적"이라며 "지금이 이머징 마켓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했다. 제임스 맥코맥 피치 아시아국가신용등급 이사는 "한국 정부의 위기 탈출 정책은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한국 및 중국 등이 위기 탈출의 선두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