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프로텍트(n-Protect)'라는 키보드 보안 소프트웨어로 잘 알려져 있는 잉카인터넷의 요즘 주력 사업은 게임보안 소프트웨어 '게임 가드'다.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부당한 방법으로 높이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차단해주는 이 제품 수익이 작년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만큼 주요 사업 분야로 커졌다. 보안업계는 중국 등 해외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는 게임 보안 소프트웨어를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다.

게임 보안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다. 불황 속에서 쑥쑥 크고 있는 온라인 게임 덕분에 그래픽카드,음악,온라인 광고 등 관련 사업이 덩달아 이익을 얻고 있다.

◆PC부품 · 보안 제품,온라인 게임 효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등 대작 온라인 게임의 인기 덕분에 컴퓨터 그래픽카드 수요가 늘고 있다. 선명한 그래픽과 실감나는 음향을 즐기려는 게이머들이 고사양의 그래픽카드를 구입하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엔비디아의 고사양 그래픽카드 '지포스 9600GT'의 판매량은 작년 4분기에 비해 10%가량 늘었다. AMD의 그래픽카드 제품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잉카인터넷 등 보안업체들도 온라인 게임 인기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게임 아이템을 빼내기 위한 해킹 시도가 끊이지 않자 게임업체들이 보안 소프트웨어를 적극 도입하고 있어서다.

안철수연구소는 넥슨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이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70여개에 게임보안 소프트웨어 제품 '핵쉴드 온라인 게임'을 제공했다. 잉카인터넷은 엔씨소프트 NHN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서비스하는 200여개 게임에 '게임가드'를 공급했다.

잉카인터넷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게임이 해외에서 서비스될 때 국산 보안 소프트웨어가 주로 쓰이는 데다 해외 게임업체들도 국산 제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휴대폰으로 1회용 패스워드(OTP)를 받아 사이트에 접속하는 모바일 OTP도 마찬가지다. 엔씨소프트 NHN 넥슨 예당온라인 조이맥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25개 안팎의 게임업체들이 아이디와 비밀번호 유출에 따른 보안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모바일 OTP를 도입했다. 에이티솔루션 모빌리언스 등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OTP를 쓰는 온라인 게임 이용자는 70만명을 넘어섰다.

◆마케팅의 장(場)으로 주목

온라인 불법 유통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온라인 게임을 활용해 '음반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들도 속속 나온다.

작년 가수 비가 레이니즘 음반을 발매할 당시,인기 슈팅게임인 게임하이의 '서든어택'에 레이니즘을 배경음악으로 제공하고 게임 내에서 '비 캐릭터'를 선보여 성과를 냈다. 세계적 음악가 양방언씨가 참여해 만든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주제곡(OST) 음반은 출시 직후 국내 음반 판매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온라인 게임은 광고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드래곤플라이의 인기 슈팅게임 '스페셜포스',네오위즈게임즈의 레이싱게임 '알투비트',예당온라인의 음악게임 '오디션',조이맥스의 역할수행게임(RPG) '실크로드' 등에는 다양한 광고가 등장한다. 게임광고 대행 전문업체인 매시브 관계자는 "스페셜포스에 신작 영화 '천사와 악마' 광고를 집행했는데 게이머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