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등을 유발하는 비브리오 균을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외 공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장서 상명대 생명과학과 교수(37)는 촨 페이유안 홍콩과기대 교수와 공동으로 비브리오균에 존재하는 'RNA rpoB(polymerase best subunit)' 유전자를 이용해 해양 비브리오를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생물 분야의 국제학술지 '미생물 생태(Microbial Ec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치사율이 40~5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인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거나 피부상처가 오염된 해수와 접촉할 경우 발병한다. 비브리오균은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봄철과 고수온기의 여름철에 대량증식한다.

지금까지 비브리오균 검출에는 '16S rRNA'라는 유전자의 1500여개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 유전자의 경우 비브리오균 세포 하나당 5개 이상이 들어 있어 비브리오균의 존재 여부는 확인할 수는 있지만 개체 수를 파악할 수 있는 정량적인 분석은 불가능했다. 비브리오균은 농도가 높을 경우에만 독성을 나타내 패혈증,콜레라,장염 등을 일으키지만 이런 문제로 독성 평가를 할 수 없었다.

연구팀이 발굴한 rpoB 유전자는 비브리오 세포 내에 단 1개만 존재하기 때문에 비브리오균의 정량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또 이 유전자는 비브리오균 종류마다 95~99% 다른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어 종류 검출에도 효과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 교수는 "지금까지 비브리오균 검출에 사용돼온 16S rRNA 유전자가 rpoB 유전자로 대체될 경우 비브리오균의 종을 구별하거나 개체 수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종류의 비브리오균 검출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