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 회장이 지인들을 내세운 투자로 세중나모여행의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전반에 도움을 줬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1일 브리핑에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탈세,양도소득세 · 증여세 포탈 등 전반적인 자금흐름을 살펴보고 있다"며 "박 회장과 관련된 부분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을 이틀에 한번꼴로 대검 청사로 불러내 천 회장과의 자금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세중나모여행이 우회상장하거나 계열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자신의 자금을 지인들을 통해 차명으로 분산 투자하면서 세중나모여행의 지배구조 정립에 도움을 줬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앞서 압수수색한 천 회장과의 자금거래자 15명은 2007년 이전부터 세중나모여행 관련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관계자들이며 2007~2008년 일어난 세중나모여행의 주식변동 사항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15명이 천 회장의 주식매각 · 매입 과정에서 조세포탈을 도왔다고 보고 소환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홍 기획관은 "세무조사 무마 로비가 일어난 2008년 7월 이전의 자금상황을 모두 살펴보는 것은 천 회장의 알선수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의형제라 불리울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이들이 세무조사 무마건 만을 두고 돈을 직접 주고 받았을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오랜 기간 중 서로 금전적인 도움을 주고 받는 과정을 세밀히 분석해 대가성이나 불법 여부를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