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네모난 차 쏘울의 글로벌 시장 질주가 매섭다. 기아차는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 쏘울 판매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 모델인 도요타의 싸이언 xB를 추월했다고 8일 밝혔다. 쏘울은 미국 시장에 본격 선보인 지난 3월 1246대가 팔려 싸이언 xB의 2090대에 못 미쳤으나,4월에 3228대가 판매돼 2036대를 파는데 그친 xB를 멀찌감치 제쳤다.

젊은 감각의 튀는 디자인에다 높은 실용성이 강점인 쏘울이 출시 두 달 만에 그동안 미국 신세대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던 싸이언 xB의 아성을 뛰어넘은 것이다.

미국에 앞서 올초부터 본격 수출을 시작한 유럽에서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첫달인 1월 판매는 1334대에 머물렀으나 3월엔 2256대,4월엔 1912대가 팔려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쏘울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올 들어 4월까지 3만573대가 수출돼 국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중 현대자동차 투싼(3만7677대)에 이어 수출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쏘울은 개발 당시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은,파격 디자인 등으로 인해 기아차 내부에서조차 상업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던 모델이다. 하지만 '디자인 경영'을 강조해온 정의선 사장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기아차 브랜드 가치를 높일 주역이 될 것이라며 양산을 강행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쏘울의 수출 호조 덕에 생산공장인 기아차 광주1공장은 다른 조업라인이 조업단축에 들어갔을 때도 정상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수출 물량 증가로 이달 들어선 월 4회 특근도 재개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주요 선진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는 쏘울은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조 박스카로 불리는 닛산 큐브가 새로 경쟁에 가세했지만 쏘울 디자인 및 성능에 대한 현지 자동차전문기관과 언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판매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쏘울은 오는 9월부터는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에도 진출한다. 기아차 중국 현지 옌청공장에서 매달 1만대가량을 생산,판매할 계획이어서 하반기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쏘울은 지난 3월 한국차 최초로 세계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상(2009 red dot Design Award)을 받았고 미국의 유력 자동차 평가기관인 켈리블루북이 선정한 '5개 최상의 선택 차종'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파퓰러 메카닉스에서 실시한 성능 비교 테스트에서 경쟁 모델인 싸이언xB,닛산 큐브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미 텍사스 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선택한 '2009 최고 가치상'으로도 뽑혔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