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LG화학이 LG하우시스와 분할하고 재상장된 지난달 20일 LG화학 주식을 180만여주 팔았다. 하지만 이틀 뒤인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7일 연속 순매수해 지분을 21.97%에서 23.02%까지 끌어올렸다.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측케 하는 대목이다.

LG화학은 1분기에 매출 2조9320억원에 영업이익 4165억원의 '깜짝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전 분기에 비해서는 183% 증가했다. 특히 석유화학부문은 전 분기 적자(-141억원)에서 3155억원 흑자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원 · 달러환율 상승으로 수출 수익성이 높아지고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해 원재료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석유화학부문의 호실적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적극적인 내수경기 부양책을 펴고 있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지환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1%로 1992년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부양 자금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분기 실적개선요인들의 지속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반석 LG화학 대표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설명회에서 "정보전자소재부문에 적극 투자해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편광판과 중대형 전지 판매량이 급증하며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보전자 소재부문의 영업이익은 1035억원으로 전 분기의 1700억원 보다 줄었지만 2분기 이후 LG화학의 성장을 주도할 사업분야로 꼽힌다. 최지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액정표시장치(LCD)TV 수요가 늘고 있어 LG화학의 LCD용 편광판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가 또 다른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재 부문을 LG하우시스로 분할해 신사업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LG화학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전지뿐 아니라 LCD용 유리기판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신규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경우 주가 상승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