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대부분의 통신업체들이 1분기에 알짜배기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6월 합병을 앞둔 KT · KTF와 LG그룹 통신3사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올렸고,SK텔레콤도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기여건에 맞춰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것이 실적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LG데이콤은 올 1분기에 매출액 4327억원,영업이익 714억원,당기순이익 550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6%,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와 53%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회사 설립 2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700억원을 넘어섰다. 인터넷전화와 e비즈,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신사업의 성장세가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인터넷전화와 인터넷TV(IPTV) 등 결합서비스(TPS) 부문 성장률은 127%에 달했고,웹하드 등 eBiz사업 매출도 40% 이상 늘었다.

SK텔레콤은 이날 1분기 매출 2조8765억원과 영업이익 56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소폭 늘었다.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직전 분기 대비 20.3%(952억원)나 증가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전년 동기보다 25.3% 늘어난 3484억원의 투자를 하고도 호황 때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체들이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면서 비용지출을 줄여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3사는 1분기에 작년보다 10% 이상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후 고강도 비용절감을 통해 인건비를 12.5% 줄였고,마케팅 비용도 26%나 절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