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돼지 인플루엔자(SI)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대한양돈협회가 ‘돼지 인플루엔자’ 대신 ‘북미 인플루엔자’(North-American Influenza)라는 명칭을 써 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돼지 인플루엔자’란 명칭 사용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양돈농가의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대한양돈협회는 28일 정부에 보낸 긴급 협조요청문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은 지난 27일 돼지 인플루엔자를 ‘북미 인플루엔자’로 이름 붙이는 게 적합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정부도 멕시코에서 발생한 인플루엔자를 북미 인플루엔자란 명칭으로 바꿔달라”고 촉구했다.양돈협회는 “돼지 인플루엔자 발병 보도가 나간 뒤 지난 27일 하루동안 경기도 부천도매시장에 출하된 돼지고기 평균 경락가격(㎏당)이 12.8%나 급락했다”며 “정부는 명칭 변경과 함께 돼지와 돼지고기로 인해 이 질병이 전파될 위험이 없다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려 양돈농가가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이와 관련,정부 내에서도 이번 질병에 대해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 중이다.질병관리본부는 ‘돼지 인플루엔자’,농림수산식품부는 SI(Swine Influenza)란 명칭을 쓰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돼지독감’으로 부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005년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국내 양계농가 피해가 커지자 ‘조류독감’ 대신 ‘AI’라는 용어를 썼던 적이 있다”며 “돼지 인플루엔자 대신 SI나 발병지역을 넣은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