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매니지먼트] 다들 노선 폐쇄 하는데…루프트한자, 항공기 늘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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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불황속 역발상 경영
항공료 7만유로 리무진 제트기…"미래 현금박스" 추가로 도입
승객 줄어드는 노선 폐지 대신 99유로 초저가 상품 선보여
항공료 7만유로 리무진 제트기…"미래 현금박스" 추가로 도입
승객 줄어드는 노선 폐지 대신 99유로 초저가 상품 선보여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 가면 웅장한 점보제트기들 사이로 4~7인승짜리 소형 제트비행기를 볼 수 있다.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개인제트기서비스'에 이용되는 비행기다. 루프트한자가 이 서비스를 시작한 건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작년 가을부터.대부분의 항공사가 축소경영을 외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루프트한자의 불황기 경영전략은 다른 기업과는 사뭇 다르다. 공격적 M&A(인수합병)를 구사하는가 하면 위험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가 하면 운항횟수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고,99유로짜리 저가항공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전략은 이미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7054만명을 실어날랐다. 창사 이후 최대다. 탑승률도 78.6%로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고객만족도도 사상 최고로 높아졌다. 루프트한자의 불황기 경영전략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위기일수록 투자를 늘린다
루프트한자의 투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작년부터 더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제트기 서비스.이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비행기를 운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리무진 서비스다. 루프트한자는 작년 4대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엔 3대를 새로 투입해 총 7대로 늘렸다. 4인승짜리 3대,6인승짜리 2대,7인승짜리 2대다. 7인승짜리 왕복항공료는 최대 7만2540유로에 달한다. 이 불황기에 누가 이용할까 싶다. 그렇지만 티에리 안티노리 수석 부사장은 "개인제트기 서비스는 미래의 현금박스"라고 자신한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다. 돈 많은 사람이 활용하는 라운지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프랑크푸르트공항에 새로운 퍼스트클래스(1등석) 라운지 등 3개 라운지를 새로 열었다. 2013년까지 1억5000만유로를 투자해 새 라운지를 설치하고 기존 라운지를 증축할 계획이다.
신형 비행기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안에 50대의 비행기가 도입된다. 전체 비행기의 10%를 연료효율성이 높고 승객이 편안한 새 비행기로 교체하는 셈이다. 2016년까지는 150억유로를 투자해 189대의 비행기를 들여올 방침이다. 안티노리 부사장은 "어려울 때 고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기업이 위기 이후 번창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발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한다
세계 항공사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서 노선을 폐쇄하거나 운항횟수를 줄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합병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루프트한자를 이용하는 승객은 오히려 늘고 있다. 작년에 7054만명으로 전년보다 12.2%나 증가했다.
이처럼 루프트한자가 선방할 수 있는 것은 빠르고도 유연한 대처방식 덕분이다. 루프트한자는 승객이 줄어드는 노선을 폐쇄하지 않았다. 대신 대형 비행기를 소형 항공기로 바꿨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엔 운항횟수를 줄이긴 했다. 그렇지만 비즈니스석을 줄이고 이코노미석을 늘려 수요를 모두 소화했다. 오히려 갈수록 승객이 증가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에는 운항횟수를 늘렸다.
다양한 가격대의 항공편을 선보인 것도 유연한 대처 노력의 하나다. 루프트한자는 최근 왕복 99유로(약 17만5000원)짜리 항공편을 내놨다. 가격대는 100유로대,200유로대 등으로 다양하다. 최고는 7인승 개인 제트비행기의 7만2540유로에 달한다. 승객들로 하여금 형편에 맞게 골라 타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지금까지는 주효하고 있다.
◆가치중심적으로 대응한다
루프트한자가 이처럼 불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확고한 경영방침이 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가치중심적 경영이다. 한마디로 돈되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돈 많은 승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라운지를 확대하거나 퍼스트클래스 승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이 같은 전략에서 생겨났다. 박효남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총주방장을 한국의 스타 셰프로 임명해 그가 개발한 메뉴를 한국~독일노선의 기내식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루프트한자의 가치중심적 경영은 공격적 M&A와 다양한 제휴에서도 나타난다. 루프트한자는 유럽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작년 루프트한자 이탈리아를 설립하고 지난 2월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다른 항공사들이 취소한 이탈리아발 항공노선을 순식간에 확보한다는 전략에서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운항되는 좌석수를 전년보다 0.6% 늘린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다. 루프트한자는 작년 말 오스트리아 에어라인과 브뤼셀 에어라인의 인수를 확정짓고 현재 막바지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기일수록 가장 돈되는 부문에 투자해 위기 이후에 대비한다는 루프트한자의 전략이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크푸르트(독일)=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루프트한자의 불황기 경영전략은 다른 기업과는 사뭇 다르다. 공격적 M&A(인수합병)를 구사하는가 하면 위험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가 하면 운항횟수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고,99유로짜리 저가항공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전략은 이미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7054만명을 실어날랐다. 창사 이후 최대다. 탑승률도 78.6%로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고객만족도도 사상 최고로 높아졌다. 루프트한자의 불황기 경영전략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위기일수록 투자를 늘린다
루프트한자의 투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작년부터 더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제트기 서비스.이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비행기를 운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리무진 서비스다. 루프트한자는 작년 4대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엔 3대를 새로 투입해 총 7대로 늘렸다. 4인승짜리 3대,6인승짜리 2대,7인승짜리 2대다. 7인승짜리 왕복항공료는 최대 7만2540유로에 달한다. 이 불황기에 누가 이용할까 싶다. 그렇지만 티에리 안티노리 수석 부사장은 "개인제트기 서비스는 미래의 현금박스"라고 자신한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다. 돈 많은 사람이 활용하는 라운지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프랑크푸르트공항에 새로운 퍼스트클래스(1등석) 라운지 등 3개 라운지를 새로 열었다. 2013년까지 1억5000만유로를 투자해 새 라운지를 설치하고 기존 라운지를 증축할 계획이다.
신형 비행기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안에 50대의 비행기가 도입된다. 전체 비행기의 10%를 연료효율성이 높고 승객이 편안한 새 비행기로 교체하는 셈이다. 2016년까지는 150억유로를 투자해 189대의 비행기를 들여올 방침이다. 안티노리 부사장은 "어려울 때 고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기업이 위기 이후 번창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발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한다
세계 항공사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서 노선을 폐쇄하거나 운항횟수를 줄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합병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루프트한자를 이용하는 승객은 오히려 늘고 있다. 작년에 7054만명으로 전년보다 12.2%나 증가했다.
이처럼 루프트한자가 선방할 수 있는 것은 빠르고도 유연한 대처방식 덕분이다. 루프트한자는 승객이 줄어드는 노선을 폐쇄하지 않았다. 대신 대형 비행기를 소형 항공기로 바꿨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엔 운항횟수를 줄이긴 했다. 그렇지만 비즈니스석을 줄이고 이코노미석을 늘려 수요를 모두 소화했다. 오히려 갈수록 승객이 증가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에는 운항횟수를 늘렸다.
다양한 가격대의 항공편을 선보인 것도 유연한 대처 노력의 하나다. 루프트한자는 최근 왕복 99유로(약 17만5000원)짜리 항공편을 내놨다. 가격대는 100유로대,200유로대 등으로 다양하다. 최고는 7인승 개인 제트비행기의 7만2540유로에 달한다. 승객들로 하여금 형편에 맞게 골라 타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지금까지는 주효하고 있다.
◆가치중심적으로 대응한다
루프트한자가 이처럼 불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확고한 경영방침이 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가치중심적 경영이다. 한마디로 돈되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돈 많은 승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라운지를 확대하거나 퍼스트클래스 승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이 같은 전략에서 생겨났다. 박효남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총주방장을 한국의 스타 셰프로 임명해 그가 개발한 메뉴를 한국~독일노선의 기내식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루프트한자의 가치중심적 경영은 공격적 M&A와 다양한 제휴에서도 나타난다. 루프트한자는 유럽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작년 루프트한자 이탈리아를 설립하고 지난 2월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다른 항공사들이 취소한 이탈리아발 항공노선을 순식간에 확보한다는 전략에서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운항되는 좌석수를 전년보다 0.6% 늘린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다. 루프트한자는 작년 말 오스트리아 에어라인과 브뤼셀 에어라인의 인수를 확정짓고 현재 막바지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기일수록 가장 돈되는 부문에 투자해 위기 이후에 대비한다는 루프트한자의 전략이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크푸르트(독일)=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