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장중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급주체들의 매매 강도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됐던 수급개선의 효과가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22일 오전 10시57분 현재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58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지난 13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20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22일에는 증시 반등에 맞춰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전일 순매도 했던 외국인은 하루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4월 초~중순에 비해 순매수 강도가 떨어지고 있다. 현재 406억원 매수 우위다.

하지만 기관은 1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13일째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증시의 안전판이자 상승엔진이었던 수급이 꼬이기 시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SK증권은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에는 한계가 있다며, 수급을 맹신하지 말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 증권사 김영준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ETF(상장지수펀드)의 매매를 포함해 지난 3월14일부터 실질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변동성 지수가 다시 상승하고 있어 순매수 유입의 연속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도 한계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신용경색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에 반영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감"이라며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율은 각각 0.97%, 1.00%로 2008년 6월 이후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금융기관이 실적개선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부실자산 상각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신용위험이 잠복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를 반영하는 달러화 지수가 3월 중순 이후 재차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팽팽하게 맞섰던 투자심리에 균열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대증권은 수급의 중심이 되는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국내 경제지표 호조로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 배성영 연구원은 "국내 경상수지의 흑자가 이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의 매매 기조가 급격히 바뀔 가능성은 당분간 낮아보인다"고 밝혔다.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 수출 개선은 미흡하지만 경상수지 개선폭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다 경제지표 호전으로 국내 기업실적의 개선 속도도 빨라지고 있고, 낮은 회사채 금리로 인해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배 연구원은 "단기 급등 부담은 있지만 수급선인 20일선, 1300 부근에서는 저가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