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감동 방송광고] 현대자동차 : "나를 믿어라" 김연아 몸짓 빌려 현대車 40년 자서전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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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두려워했다면 세계 최고는 그저 꿈이었을 것이다. ' 김연아가 등장하는 현대자동차의 광고 '프리런칭'에서 띄운 이 한줄의 카피는 김연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현대자동차의 자서전과 같은 키워드다. 현대자동차가 우리 땅에서 우리 소비자만으로 승부를 걸었다면 오늘날 세계 시장에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를 심을 수 있었을까. 예전에 초라한 모습으로 미국시장을 두드리던 현대자동차가 이제는 무서운 자동차 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김연아의 점프,그녀는 실패를 거듭하지만 우아한 점프를 보여주고 만다는 단순한 스토리가 이 광고의 전부다. 이런 구성과 소재는 이미 우리가 수없이 보고 듣고 했던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광고가 주는 감동과 여운의 깊이가 큰 것은 바로 김연아의 힘이다.
피겨스케이팅의 스타는 우리와 거리가 먼 것으로만 생각했던 우리 눈앞에 어느 날 김연아가 혜성처럼 나타났고 결국 세계 정상에 선 모습을 보여주었다. 광고 속에서 그녀의 실패와 성공을 보여준 후 '최고는 우리 안에 있습니다'라고 할 때까지 감동은 절정이 아니었다. '프리런칭'편에 이은 '거위의 꿈'편에서 다시 한 번 좌절과 성공의 드라마를 보여주면서 이 광고는 완성의 계단을 밟고 올라섰다.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었습니다.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모두가 비웃었습니다. ' 김연아를,현대자동차를,아무도 믿어주지 않았고,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현대자동차는 스스로를 믿고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연아가 직접 부른 '거위의 꿈'이 흐르는 가운데 '자신감이 두려움을 밀어냈습니다. 세계는 더이상 높은 벽이 아니었습니다'와 같이 카피에서 점층법의 문장수식을 보여주며 대단원으로 치닫는 전개로 광고가 이어진다. '최고는 우리 안에 있습니다. ' 대단원의 카피이자 이 광고의 주제다. 과제가 있다면 정말 최고가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김연아도 현대자동차도 앞으로 더 많이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우리는 광고에서 많은 스타를 만난다. 자동차 광고도 그렇다. 대우자동차가 서태지를 내세운 토스카 광고를 보여주었지만,대스타와 토스카의 공통점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준 광고였다. 기아차 로체는 추성훈을 내세워 시선을 끌었지만 이 역시 접점을 발견해 내는데 미숙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현대자동차와 김연아는 완벽한 호흡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김연아가 출연한 광고는 현대자동차만이 아니다. KB은행,뚜레주르,매일유업,라끄베르,삼성 하우젠,LG디오스,아이비클럽 등 수많은 광고에 얼굴을 내밀었다. 모두들 광고효과를 봤다고 한다. 누가 김연아를 통해 얼마만큼의 매출을 올렸느냐를 따지는 것은 마케팅 전문가에게 맡길 일이지만 광고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의 크기만 갖고 말하자면 망설임 없이 현대자동차를 꼽을 것이다.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 역시 일본에서 많은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NEC,이도햄,올림푸스 카메라 등 많은 광고에 예전부터 출연해 왔지만 선수로서의 감동스토리를 담은 것은 없다. 김연아의 스토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파워를 대한민국이라는 그릇에 담아냈다. 현대자동차의 김연아 캠페인은 그래서 평범한 스타마케팅의 경지를 넘어섰다는 데 가치가 있다. 경제가 어려운 때 김연아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힘을 주었고,현대자동차의 광고 역시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광고의 사회적 순기능을 가장 충실하게 해냈다는 점이 이 광고를 칭찬하게 만드는 이유다. 앞으로 현대차와 김연아가 스스로 새로운 도전의 벽을 만들고 이를 넘어선다면 이 광고의 예언은 더 큰 힘을 가질 것이며 현대자동차의 자서전은 더 멋지게 이어질 것이다.
/최병광 카피라이터 · 광고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