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상 주식매매 주문 배 급증
채권판매액 작년말比 매월 2~3배 늘어
부동산거래 활기…명품매출.골프회원권값 `쑥쑥'
"아직은 시장별 투자 위한 타진 단계"


경기 회복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부자들의 시장 복귀 움직임이 투자ㆍ소비시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투자시장에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개인 '큰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으며, 소비시장에서도 부유층을 중심으로 매기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및 소비시장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부자들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었다기보다는 적극적인 투자와 소비를 위한 '시동' 단계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 번에 1억원어치 이상의 주식 매매 주문을 낸 '대량주문'은 이달 들어 15일 현재까지 하루 평균 1만4천125건으로 지난달 7천280건에 비해 9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량 거래가 가능한 '큰손'들의 주식매매가 활발해졌음을 의미한다.

1만주 이상 주문건수도 이달 들어 하루평균 4만695건으로 지난달 2만8천825건보다 41.2% 증가했다.

이 같은 큰손들의 움직임은 증권시장보다 채권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동양종금증권 등 10개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소매채권 누적 판매액은 8조4천억원에 달한다.

동양종금증권은 작년 12월 2천100억원대였던 소매채권 판매액이 올해 1월 6천300억원, 2월 6천억원, 3월 5천400억원, 4월 들어 10일 현재까지 3천200억원으로 작년 12월보다 월 평균 2~3배로 늘어났다.

부동산시장은 올해 초부터 강남의 고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국토해양부 조사 결과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작년 4분기 월별 100∼250건 수준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월 1천건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최근 들어 얼어붙었던 재건축 지역이 살아나면서 한꺼번에 2~3채를 구입하는 투자자도 눈에 띈다고 부동산업계는 전했다.

백화점에선 해외 명품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골프회원권 시장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몰리는 등 소비시장도 부유층이 지갑을 열면서 온기가 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해외명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4% 증가했으며, 특히 고가인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럭셔리뷰틱 명품의 매출은 110%나 급증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전국 116개 골프장, 176개 종목의 등락을 지수화한 에이스피지수는 작년 12월 중순 935까지 떨어졌다 지난 15일 1,340으로 저점 대비 43.3% 반등했다.

한국투자증권 문진호 PB본부장(상무)은 "부자들이 본격 투자에 나섰다기보다 시장별로 투자 여부를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nadoo1@yna.co.krabullapia@yna.co.kr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