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감금 후 풀어줘

근로자들이 감원 등에 반발해 경영자를 감금하는 '보스내핑'(bossnapping.상사납치)이 프랑스에서 또 발생했다.

북동부 우아피 지역에 있는 FM로지스틱스의 직원 100여명은 16일 회사 경영진 5명을 회의실에 10시간 가량 감금한 뒤 풀어줬다.

직원들은 회사측이 구조조정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협상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경영진들을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단체인 CFE-CGC(간부직총연맹) 소속인 이 회사 노조원들은 앞서 "구조조정 협상이 1년여 계속됐지만 회사측의 조치가 성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대화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행동'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 회사는 2010년까지 말레이시아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480여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조 대표들은 이와 관련 경영진 측에 해고조건 명문화, 새 일자리 보장 등 10여개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협상을 하고 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뤽 샤텔 정부대변인은 "노조원들이 경제위기로 힘든 시기를 견뎌야 하지만 이런 식의 대응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주 경영자단체에서 행한 연설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보스내핑 사태와 관련해 "감원에 반발하는 근로자들의 심정이 이해는 되지만 경영자를 감금하거나 법을 어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었다.

중소기업인 단체는 최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보스내핑을 종식시킬 수 있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