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 최고층 엘리베이터 타워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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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쓰비시 타워보다 32m 높은 205m
오티스·티센크루프 등 선발주자와 기술 속도 경쟁
오티스·티센크루프 등 선발주자와 기술 속도 경쟁
국내 유일의 토종 엘리베이터 생산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세계 최고 높이인 205.2m짜리 초고속(분속 600m급)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를 완공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테스트 타워를 발판으로 기술력을 극대화,오티스(미국) 티센크루프(독일) 미쓰비시(일본) 등 세계적인 엘리베이터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토종 1위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할 준비를 마쳤다는 얘기다.
◆세계에서 가장 높고 빠른 테스트 타워
현대엘리베이터는 15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초고속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 준공식을 가졌다. 이 테스트 타워는 기존 세계 최고 높이였던 일본 미쓰비시의 173m짜리 테스트 타워보다 32m 이상 높다. 미쓰비시 외에 후지텍(169m),티센크루프(157m) 등도 초고속 테스트 타워로 기술 경쟁력을 키워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테스트 타워에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엘리베이터 2대(분속 600m급)와 세계 최고 속도의 전망용 엘리베이터(분속 420m급) 등 총 5대를 완비,엘리베이터 성능을 체계적으로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설계에 참여하고 현대건설과 현대아산이 공동으로 시공해 1년2개월 만에 완공한 이 테스트 타워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호인 '아산(峨山)'을 따서 '현대 아산타워'로 이름 붙였다.
고 정 명예회장은 당시 건설시장 확대로 엘리베이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견하고 1984년 엘리베이터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테스트 타워 1층의 R&D(연구 · 개발)센터는 고 정몽헌 회장의 '기술 현대' 정신을 담아 '정몽헌 R&D센터'로 이름 지었다. 현정은 그룹 회장은 준공식에서 "현대 아산타워 준공을 계기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첨단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티스 · 미쓰비시와 경쟁 본격화
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 부문을 시작으로 주차 설비 시스템,물류 자동화 시스템,승강장 스크린 도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연간 1만대 이상의 승강기를 설치해 시장점유율을 36%까지 끌어올려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와 외국계인 오티스(26%),티센크루프동양엘리베이터(13.8%)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 아산타워 준공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엘리베이터의 각종 성능을 체계적으로 시험하고 연구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송진철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은 "그동안 견실한 성장을 해왔고 해외 진출 노력도 기울였지만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며 "테스트 타워 준공으로 세계 시장으로 갈 준비가 끝났다"고 강조했다. 세계 승강기 시장은 약 30조원,국내 시장은 2조원 규모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의 연간 신설 수요는 2만5000대로 매년 2.4%씩 성장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