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는 공극(작은 구멍이나 빈틈)이 많이 포함된 다공질성 재료로 소금물 등 내구성 저하 요인들은 대부분 표면으로부터 침투한다. 2008년 해병대 장병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포항 해병대 초소 붕괴사고나 2007년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고속도로 다리 붕괴 원인도 콘크리트 부식에 의한 노후화 때문이었다. 아무리 콘크리트 강도가 강하더라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나 소금성분이 많은 바람과 물이 콘크리트 내부로 스며들면 내부의 철근이 부식돼 교량 균열을 일으켜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콘크리트는 타설시 물을 사용해 타설이 쉽게 이뤄지도록 하는데 물의 양이 많으면 공극이 늘어나 내구성이 약해진다. 반면 물을 적게 쓰면 내구성은 강해지지만 콘크리트 타설이 쉽도록 특수약품을 사용해야 하는 등 많은 비용이 든다.
연구팀은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물이 통과할 수 있는 특수 시트를 콘크리트 표면에 부착한 뒤 거푸집을 입혀 콘크리트 표면부의 물만 탈수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콘크리트 표면부가 목욕탕의 타일처럼 매끈하게 돼 외부의 소금끼 성분이나 부식을 일으키는 성분이 침투할 수 있는 공극을 없애고,이산화탄소와 바닷물 같은 외부 물질로부터 콘크리트 내부를 보호할 수 있는 갑옷 역할을 하게끔 했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 해안가 건축물들은 따로 콘크리트 표면에 내염도장을 하거나 콘크리트를 3배가량 두껍게 적용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새로 개발된 공법은 특수시트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기존의 콘크리트 공법과 달리 거푸집을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어 기존과 거의 같은 비용으로 건물의 수명을 50%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