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는 유동성 장세론] 90년이후 유동성 장세 3번…MMF잔액 감소 시점과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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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유동성 장세는 1990년 이후 크게 세 번 있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바닥 대비 평균 50%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금리, 코스피지수 흐름을 감안할 때 우리 증시는 1992년과 1998년, 2003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유동성 장세가 전개됐다.
주식시장은 경기순환에 따라 유동성장세(금융장세)-실적장세-역금융장세-역실적장세로 구분한다. 유동성 장세는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을 말한다. 이를 이어서는 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나 실적이 호전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실적장세가 전개된다. 역금융장세는 경기과열로 정부가 긴축정책을 쓰면서 증시가 하락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며 역실적장세는 경기하강으로 실적이 나빠지며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는 걸 일컫는다.
유동성장세가 펼쳐진 후에는 곧바로 실적장세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 둘을 구분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이에 따라 LIG투자증권은 과거 세 차례 유동성 장세 기간을 상승세가 시작된 후 6개월까지로 잘라, 1992년10월~1992년3월, 1998년10월~1999년3월, 2003년4월~9월로 정했다. 1992년과 1998년은 시중 유동성(M2)이 급격히 불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이들은 MMF 잔액이 급감한 시점과도 일치한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끝날 무렵인 1998년10월 25조원에 육박한 MMF 잔액은 1999년1월 15조원대로 줄었으며 2003년에도 4월 60조원을 넘던 것이 35조원 수준까지 급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유동성 랠리를 보면 MMF가 줄어드는 시점이었다"며 "실제 본격적인 자금 이동이 일어나면서 돈의 힘이 시장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물론 펀드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된 2004년과 2005년도 유동성 장세의 일면을 보여주긴 했지만 경기와 맞물려 보면 유동성 장세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들 세 번의 장세 동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고점에서 평균 8.3%포인트 하락했고 GDP는 저점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1개월간 평균 20.6% 올랐으며 3개월과 6개월 각각 46.1% 53.1% 상승했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은 6개월간 99% 급등했지만 나머지 두 차례는 평균 30%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기초로 볼때 1300선 수준까지 상승은 무난해 보이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논란이 여전해 그 이상의 추가 상승은 경기지표가 바닥을 찍는지 확인해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저점 대비 20% 이상 올라온 걸 감안하면 유동성 장세의 7부 능선에는 온 상황"이라며 "일부 경기선행지표의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