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우리는 미국 경제가 호전되는 신호를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취임 이후 두 번째 황금시간대(프라임타임)에 가진 TV 대국민 연설 및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광범위한 경제회생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덕분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재융자가 크게 늘어나고,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는 등 경제가 호전되는 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고,기존 주택 판매도 호조를 보이는 등 미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좋아지는 조짐이다. 미국의 2월 내구재 주문도 2.5%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4% 증가했다. 7개월 만에 처음 증가한 것으로 2007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신용시장도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경제위기를 일시에 해결할 마법의 탄환은 없다"며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G의 보너스 지급 논란과 관련,정부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는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G와 같은 비금융권 위기를 격리시키고 막을 수 있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권한이 필요하며 국민들도 이를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람들은 며칠 전,몇 주 전까지만 해도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제대로 된 금융안정 계획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그가 내놓은 금융권 부실자산 처리 세부 방안에 대해) 오늘자 신문들이 헤드라인을 어떻게 달았는지 보라.그게 바로 정책"이라고 가이트너 장관을 치켜세웠다. 이어 "4년 후 오바마 정부는 쾌속선이 아니라 대양을 항해한,갑자기 방향을 바꾸지 않은 대형 여객선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날 회견은 공화당이 정부 제출 예산안에 대해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10일에도 787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법안 상원 표결을 하루 앞두고 TV 연설을 통해 시급한 처리 필요성을 국민에게 설파한 바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