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꿈꾸는 씨름선수’, ‘웃음을 머금은 동네 살인마’, 그리고 핏방울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열혈 의학도' 까지 배우 류덕환은 다양한 필모그라피를 쌓아가며 명실공히 연기파 배우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는 장래 희망이 진짜 ‘여자’인 소년, ‘우리동네’에서는 냉철한 살인마 연기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류덕환.

작은 체구와 평범한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의 ‘독설어린’ 연기력은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며 영화의 중심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는 아직도 무대 위에만 서면 떨리는 순수한 청년에 지나지 않는다.

23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새 영화 ‘그림자 살인’ 언론 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류덕환은 “배우들이 새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매번 떨린다 라고 말하는데, 정말 긴장되고 떨리는게 사실이다”라며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류덕환은 “살인범으로 몰릴 때보다 더 떨린다”라면서 “너무 긴장돼 멘트를 준비해왔다”라고 극중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를 뒤로한 순수한 20대 소년으로서의 면모를 엿보였다.

특히 류덕환은 “내가 연기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작품들에서부터 우연찮게 영광스러운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면서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 곁에서 그 분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배우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을 뿐이다”라며 몸을 낮췄다.

기자간담회 내내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던 류덕환은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즐겁게 촬영한 만큼 그 즐거움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무대에서 내려오면서도 옆에 함께한 엄지원에게 ‘정말 떨린다’라는 말을 거듭 건네기도 했다.

류덕환은 이번 영화에서 사람을 구하는 서양의술을 익히기 위해서라면 시체를 주워다 해부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 열혈 의학도 ‘광수’ 역을 맡아 또 다른 변신을 꽤한다.

특히 연기파 황정민과 선보이는 연기 대결은 이번 영화에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을 전망이다.

매 영화를 통해 ‘마돈나’ ‘살인마’ 등 수식어를 남기고 있는 ‘작지만 큰 배우’ 류덕환. 과연 이번 영화에서는 어떠한 수식어를 낳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그림자 살인’은 조선을 긴장시킨 미궁의 연쇄 살인사건에 대해 사설 탐정 ‘홍진호’(황정민)와 열혈 의학도 ‘광수’(류덕환), 여류발명가 ‘순덕’(엄지원)의이 펼치는 탐정추리극으로 오는 4월 2일 개봉예정이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