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상권' 이대앞도 불황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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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인데도 옷가게 썰렁
밥값부담에 학교식당만 북적
A급 상가 권리금 절반 이하로
밥값부담에 학교식당만 북적
A급 상가 권리금 절반 이하로
#1.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앞 메인 상권의 '세라' 아울렛 구두점.지난해 평일 200만~250만원이던 매출이 올해 3분의 1도 안 되는 60만~70만원으로 급감했다. 새학기 특수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월세(400만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이대앞 골목에서 20년 동안 보세 옷가게를 운영하던 김모씨는 최근 점포를 정리하고 화장품 방문판매 사원으로 전직했다. 김씨는 "작년 말부터 적자가 누적돼 가게를 내놨지만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어 권리금도 포기하고 나왔다"고 토로했다.
극심한 불황 한파가 10~20대들의 쇼핑 명소인 이대 상권에도 불어닥쳤다. 비교적 경기에 덜 민감하다는 10~20대 학생들도 빠듯한 용돈에 씀씀이를 줄이면서 대표적 '용돈 상권'인 이대앞 상가가 된서리를 맞은 것.
보통 3월이면 봄맞이 쇼핑,새학기 특수로 분주할 때인데 골목 상가에는 빈 가게가 즐비하다. 남은 가게들 역시 '무조건 세일''원가 세일' 같은 현수막을 내걸어도 매출이 작년의 반토막이라는 게 상인들의 이구동성이다.
학교 벤치에 앉아 토스트로 점심을 때우던 한 학생은 "요즘 부모님께 용돈을 안 받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한다"며 "대부분 학생들이 한 끼 3000원 미만인 학교 구내식당에 몰려 점심시간엔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 밖도 학생들로 분주할 시간인데 메인 도로(이대 전철역~이대)만 오가는 학생들로 붐빌 뿐 골목 상가들은 인적이 드물어 썰렁하기 그지없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옷 · 구두 · 액세서리 가게들.메인 도로의 소규모 옷가게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골목마다 남은 보세 가게들도 5000~1만원짜리 저가 제품 일색이다. 구두 전문점 YIEN은 점포 정리로 모든 품목을 1만원에 팔고 옷가게 이대오공은 '무조건 5900원',가방가게 Cooky는 '무조건 1만원'을 내걸었다. 한 구두점 사장은 "지난 1월까지 7만~10만원짜리 구두를 팔던 가게였는데 우리가 들어와 1만원에 팔지만 하루 10켤레 팔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인근 옷수선 가게 주인은 "요즘 옷값이 너무 떨어져 수선하는 것보다 사 입는 게 더 쌀 정도"라고 한탄했다. 인도에서 패션 · 액세서리를 수입해 파는 인도인 토미씨는 "작년만 해도 하루 150~200명이 찾고 50명은 사갔는데 요즘은 실제 사는 사람이 10여명에 불과해 월세 내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인근 대형 쇼핑몰인 예스에이피엠,밀리오M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목 좋은 1층부터 빈 점포가 적지 않았다.
문구점,음식점들의 폐업도 늘었다. 이대 정문 앞 문구점 '알파'는 전년 대비 매출이 30% 이상 줄었고 팬시상품을 주로 취급하던 문구점 '씽크빅'은 최근 문을 닫았다. 알파문구점 이희용 과장은 "올초 장당 1000원이던 A4 컬러 인쇄비를 교내 인쇄점(700원)보다 싼 500원으로 내렸다"고 말했다. 발 디딜 틈 없던 배스킨라빈스 이대점조차 올해 처음으로 학생증을 제시하면 한 컵 더 주거나 20% 할인해 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대 상권에선 한 달 사이 주인이 두 번 바뀌거나 '전전세'(전세로 빌린 점포가 장사가 안돼 다시 전세를 주는 것) 가게가 늘고 있다. 대현동 S부동산 관계자는 "유동 인구는 그대로인데 학생들 용돈이 줄어 장사가 안되는 것 같다"며 "네일 숍이나 피부관리 숍 외에는 다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그나마 버틴다는 16.5~26.4㎡(5~8평) 규모 메인 도로 점포의 권리금은 1년 전 1억원,작년 말 7000만원에서 지금은 5000만원으로 내렸고 골목 안 가게는 권리금이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보증금 8000만~1억원에 월세 250만~300만원으로 여전히 높아 권리금 없이 들어왔다가 월세를 못 내 몇 달 만에 정리하고 나가는 점포가 많다는 설명이다.
안상미/최진석/김일규 기자 saramin@hankyung.com
#2.이대앞 골목에서 20년 동안 보세 옷가게를 운영하던 김모씨는 최근 점포를 정리하고 화장품 방문판매 사원으로 전직했다. 김씨는 "작년 말부터 적자가 누적돼 가게를 내놨지만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어 권리금도 포기하고 나왔다"고 토로했다.
극심한 불황 한파가 10~20대들의 쇼핑 명소인 이대 상권에도 불어닥쳤다. 비교적 경기에 덜 민감하다는 10~20대 학생들도 빠듯한 용돈에 씀씀이를 줄이면서 대표적 '용돈 상권'인 이대앞 상가가 된서리를 맞은 것.
보통 3월이면 봄맞이 쇼핑,새학기 특수로 분주할 때인데 골목 상가에는 빈 가게가 즐비하다. 남은 가게들 역시 '무조건 세일''원가 세일' 같은 현수막을 내걸어도 매출이 작년의 반토막이라는 게 상인들의 이구동성이다.
학교 벤치에 앉아 토스트로 점심을 때우던 한 학생은 "요즘 부모님께 용돈을 안 받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한다"며 "대부분 학생들이 한 끼 3000원 미만인 학교 구내식당에 몰려 점심시간엔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 밖도 학생들로 분주할 시간인데 메인 도로(이대 전철역~이대)만 오가는 학생들로 붐빌 뿐 골목 상가들은 인적이 드물어 썰렁하기 그지없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옷 · 구두 · 액세서리 가게들.메인 도로의 소규모 옷가게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골목마다 남은 보세 가게들도 5000~1만원짜리 저가 제품 일색이다. 구두 전문점 YIEN은 점포 정리로 모든 품목을 1만원에 팔고 옷가게 이대오공은 '무조건 5900원',가방가게 Cooky는 '무조건 1만원'을 내걸었다. 한 구두점 사장은 "지난 1월까지 7만~10만원짜리 구두를 팔던 가게였는데 우리가 들어와 1만원에 팔지만 하루 10켤레 팔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인근 옷수선 가게 주인은 "요즘 옷값이 너무 떨어져 수선하는 것보다 사 입는 게 더 쌀 정도"라고 한탄했다. 인도에서 패션 · 액세서리를 수입해 파는 인도인 토미씨는 "작년만 해도 하루 150~200명이 찾고 50명은 사갔는데 요즘은 실제 사는 사람이 10여명에 불과해 월세 내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인근 대형 쇼핑몰인 예스에이피엠,밀리오M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목 좋은 1층부터 빈 점포가 적지 않았다.
문구점,음식점들의 폐업도 늘었다. 이대 정문 앞 문구점 '알파'는 전년 대비 매출이 30% 이상 줄었고 팬시상품을 주로 취급하던 문구점 '씽크빅'은 최근 문을 닫았다. 알파문구점 이희용 과장은 "올초 장당 1000원이던 A4 컬러 인쇄비를 교내 인쇄점(700원)보다 싼 500원으로 내렸다"고 말했다. 발 디딜 틈 없던 배스킨라빈스 이대점조차 올해 처음으로 학생증을 제시하면 한 컵 더 주거나 20% 할인해 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대 상권에선 한 달 사이 주인이 두 번 바뀌거나 '전전세'(전세로 빌린 점포가 장사가 안돼 다시 전세를 주는 것) 가게가 늘고 있다. 대현동 S부동산 관계자는 "유동 인구는 그대로인데 학생들 용돈이 줄어 장사가 안되는 것 같다"며 "네일 숍이나 피부관리 숍 외에는 다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그나마 버틴다는 16.5~26.4㎡(5~8평) 규모 메인 도로 점포의 권리금은 1년 전 1억원,작년 말 7000만원에서 지금은 5000만원으로 내렸고 골목 안 가게는 권리금이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보증금 8000만~1억원에 월세 250만~300만원으로 여전히 높아 권리금 없이 들어왔다가 월세를 못 내 몇 달 만에 정리하고 나가는 점포가 많다는 설명이다.
안상미/최진석/김일규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