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1일 "판매사 중심으로 되어 있는 펀드수수료 체계를 운용사 몫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펀드매니저의 책임을 강화하는 '펀드 실명제' 도입과 수수료 체계 투명화 등이 펀드시장의 과제"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서울 이코노미스트클럽 경영자 조찬 강연회에서 "자본시장법을 계기로 은행과 금융투자 업계가 균형있게 발전해야 하며 펀드시장도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올 들어 세계 주요 시장에 비해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은 증권업계가 미리 미수금 등 레버리지(차입)를 줄여온 데다 펀드 등 간접투자 문화가 정착해 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나치게 많은 소규모 펀드들은 일정 부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이와 함께 "국내 자본시장이 많이 발전해 왔지만 채권(회사채)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아직 미약하다"며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신종 채권과 관련된 상품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미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다양한 장외 채권 전자거래시스템(ATS)을 도입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상품 개발 경쟁과 펀드 운용수수료 등 관련 정보의 투명화,투자자 보호 및 자율규제 강화 등이 당장은 부담스럽지만 반드시 장기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