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신의 샷'을 의심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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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 HSBC챔피언스 최종일 6타 줄이며 대역전쇼
美LPGA 정식멤버로 첫승
美LPGA 정식멤버로 첫승
국내 1인자,세계 랭킹 5위의 저력은 무서웠다. 첫날 25위에 이어 둘쨋날 32위로 처지자 주위에서는 "이번에도…"라는 탄식이 나왔다.
그러나 신지애(21 · 미래에셋)는 3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인 66타를 친 데 이어 4라운드에서도 6타를 줄이며 '루키 연도' 첫승을 대역전승으로 장식했다.
8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CC(파72).미국 LPGA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선 신지애는 선두 캐서린 헐(호주)에게 6타나 뒤졌다. 누가 보기에도 역전하기 힘든 스코어 차였다.
그러나 신지애는 4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1~4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고 중간 합계 9언더파로 상위권으로 치솟았다. 그래도 전반이 끝날 때까지 헐이 4타 차로 앞섰다. 그러나 후반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그때까지 선두를 질주하던 헐은 10번홀에서 보기를 하며 다시 주춤했고 신지애는 11번홀(파3)에서 이날 다섯 번째 버디를 낚으며 헐과의 간격을 2타 차로 좁혔다.
승부의 분수령은 15번홀(파5 · 길이 512야드).선두 헐의 티샷이 감기면서 왼편 숲으로 날아갔고 헐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한 끝에 더블 보기를 하고 말았다.
10언더파로 내려오면서 신지애와 공동 선두가 되는가 했는데 그보다 앞서 플레이한 신지애가 15번홀(파5 · 길이 554야드)에서 약 2.5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역전됐다.
신지애가 중간 합계 11언더파,헐은 9언더파였다. 헐은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간격을 좁혀 왔으나 18번홀에서 티샷을 다시 러프로 보내며 추격 의지를 잃고 말았다.
신지애는 이 대회 2라운드 10번째 홀부터 4라운드 종료 때까지 45홀 동안 보기는 단 한 개도 범하지 않고 버디만 14개를 솎아 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또 3~4라운드 36홀 동안 단 두 홀에서만 그린을 놓칠만큼 정교한 샷을 구사했다. '슬로 스타터''파이널 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인 것.
특히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 커트 탈락에 이어 지난주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 공동 13위를 차지하는 등 '이름값'을 하지 못했던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부진설을 잠재웠다.
미 LPGA투어 4승,국내외 통산 27승째를 거둔 신지애는 세계 랭킹도 지난주 5위에서 한 단계 뛴 4위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랭킹에서 앞선 선수는 로레나 오초아,청야니,폴라 크리머 세 명뿐이다. 세계 랭킹 1위이자 지난해 챔피언 오초아는 공동 6위,김미현(32 · KTF)은 공동 9위를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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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