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나 아이언 클럽의 헤드페이스에 가느다랗게 파인 선을 뜻하는 '그루브(groove)'가 새삼 관심이다. 그루브는 볼이 페이스에 닿았을 때 회전을 돕고 백스핀을 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스윙 형태,볼 구조와 더불어 백스핀을 먹이는 3대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프로들에게는 클럽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잘 맞은 웨지샷의 경우 볼은 그루브에 힘입어 분당 1만번 회전한다고 한다.

그루브는 단면의 형태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스퀘어' 'U' 'V' 그루브다. 스퀘어 그루브는 홈이 파인 형태가 사각형이고,U와 V 그루브는 글자 모양이다. 골프 교습가 데이브 펠즈가 실험한 결과 스퀘어 그루브가 백스핀이 가장 많이 걸려 볼이 곧바로 서고 U 그루브,V 그루브 순이다. 물론 새 클럽일수록,안에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그루브일수록 스핀이 많이 먹는다.

따라서 친 볼이 낙하한 뒤 곧바로 멈추는 강력한 백스핀을 원하는 골퍼들은 '새로 나온 스퀘어 그루브' 아이언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프로들의 경우 백스핀을 자유자재로 먹여 코스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대회 주최 측에서 아무리 어려운 데 핀을 꽂아도,아무리 그린을 빠르게 조성해 놓아도 강한 백스핀으로 볼을 세운다. 그래서 미국골프협회(USGA)에서는 그루브 제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2010년 1월부터는 V 그루브 수준 이하로만 그루브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주요 투어나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그 요건에 맞는 클럽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백스핀이 줄어들어 볼은 낙하 후 어느 정도 굴러갈 것이 분명하다.

그 반면 큰 대회에 나가지 않는 아마추어들에게는 2024년까지 유예 기간을 두었다. 백스핀을 원할 경우 그때까지는 2010년 이전에 제작된 스퀘어 · U 그루브 클럽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2010년 이후 만들어진 클럽을 사용한다면 프로들처럼 V 그루브 형태를 택할 수밖에 없다. 클럽 페이스에 파인 작은 홈이 이만큼 경기력을 좌우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