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신임 포스코 회장(사진)이 취임 후 첫 출근지로 조선회사를 택했다. 그동안 '갑을(甲乙)관계'처럼 여겨져온 철강 · 조선업계 간의 벽을 허물고 고객중심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2일 헬기를 타고 울산으로 내려가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을 면담하고 울산조선소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이어 곧바로 거제로 이동,배석용 삼성중공업 사장(조선소장)과 함께 조선소 현장을 방문했다. 정 회장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포스코의 후판(선박 건조용 강재)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사"라며 "지금까지 다져온 돈독한 신뢰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세계 조선산업과 철강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함께 발전해 나가자"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코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고객사를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정 회장의 굳은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창립 이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후판을 안정적으로 공급,국내 조선산업이 세계 1위로 성장하는 데 버팀목이 돼 왔다. 국내 조선사들의 고질적인 후판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2010년 준공을 목표로 광양제철소에 연산 200만t 규모의 후판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정 회장은 3일 취임 이후 첫 해외출장길에 오른다. 이명박 대통령의 오세아니아 순방에 동행,호주 현지의 경제인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