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나왔던 '경영권 양도 공시' 내용이 그대로 재공시돼 해당 상장사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달 초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이 바뀌면서 혼선이 빚어진 결과다.

27일 정규장 개장 직전 전자공시시스템엔 코스닥기업 상화마이크로텍의 최대주주 오영훈씨가 경영권과 보유지분을 신성인베스트먼트에 넘긴다는 수시공시가 나왔다. 이로 인해 상화마이크로텍은 개장과 함께 상한가인 560원까지 치솟으며 급등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경영권 양도 공시는 5개월 전인 지난해 9월23일 나왔던 것이 다시 올라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금감원 측은 잘못 나간 공시를 삭제했지만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결국 보합인 490원에 장을 마쳤다.

오영훈씨는 지난해 9월 경영권을 신성인베스트먼트에 넘기기로 했다가 올 1월14일 건축자재업체 나이스메탈에 매각키로 했다고 정정공시를 내기도 했다. 상화마이크로텍이 이날 공시하려던 내용은 오영훈씨가 나이스메탈로부터 받을 잔금 30억원의 지급일이 연기됐다는 것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며 과거 공시가 다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수시공시는 거래소 승인 아래 나가지만 이번에는 거래소의 승인도 없이 과거 공시가 다시 올려졌다"며 "공시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면서 기존 공시를 정정하는 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과 함께 바뀐 전자공시시스템이 예전보다 속도도 현저하게 느려진 데다 이런 오류까지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