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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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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근 <명지대 교수ㆍ경제학>
    출범 1년을 맞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는 인색하다. 정확하게는 평가할 것조차 없는 사실상의 '공백기'였다. 하지만 복기(復棋) 하면 실타래가 왜 꼬였는지 이내 밝혀진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은 '반(反)좌파적'이었다. 논리의 세계에서 "부정(否定)의 부정은 긍정"이지만,정치세계에서 '반좌파적' 선택이 '우파적' 지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우파적 이념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어야 했다. 이념은 색깔논쟁이 아닌 국민과의 '소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였다. "이념의 시대는 가고 실용의 시대가 왔다"는 취임사가 이를 웅변하고 있다. 이념은 배의 '닻'에 비유된다. 이명박호는 그렇게 표류했다.

    당선인 시절 밝힌 '섬김의 리더십'은 이명박 정부의 정치자산이 될 수 있었지만 '말잔치'로 끝났다. 섬김은 '오만'으로 돌아왔다. 초대 내각 인선에 대해 듣기 거북한 '최고엘리트'라는 자평이 그 사례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도 공고하지 못했다. 첫 작품이 행정지도를 통해 통신요금을 내리고 52개 품목의 가격관리를 통해 생활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었다. '산업화 시대'에나 어울리는 정책발상이다.

    또한 좌파정권 10년 동안 '조직화되고 기득권화'된 좌파세력의 존재를 간과했다. 이들은 '빈틈'만 있으면 비집고 나올 태세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수입쇠고기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이 곧바로 정책이 될 수는 없다. 'CEO 대통령론'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촛불은 이명박 정부에 큰 상처를 남겼다. 악재는 연이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이명박 정부의 개혁'은 다시금 논쟁에 휩싸였다. 좌파세력은 금융위기를 실지회복의 지렛대로 삼았다. 자유주의에 대한 공격이 그것이다. 'MB악법'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야당은 '프레임'을 선점함으로써 선전전에서 승리했다.

    그러면 이명박정부는 절망적인가? 저항세력에서 '대안세력으로서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면,맞는 말이다. 하지만 정치적 '무임승차' 세력이 결코 책임 있는 대안세력일 수는 없다.

    정권출범 3개월 만의 '정권퇴진 운동'은 순수한 저항운동이 아니었다. '추가협상'이라고 얻지 못할 것은 없었다. '재협상'이 아니면 안 될 이유도 없었다.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민영화에 반대한 민주노총의 행태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 민영화되면 조합원을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민영화 반대는 스스로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다.

    재벌에게 특혜를 준다며 'MB악법'이란 주홍글씨를 새긴 정파의 대안은 무엇인가. 참여정부로 돌아가는 것이 대안일 수는 없다. 'MB악법'으로 몰아세운 쟁점법안은 '큰 정부-작은 시장'을 '큰 시장-작은 정부'로 '국가개입주의'를 '시장규율에 의한 사적자치'로 돌리는 조치다. 과거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규제완화를 '악'으로 규정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뒤집어 보면 길이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초기 실패는 오히려 축복일 수 있다. 실패를 실패학(失敗學)으로 정리해 '학습기회'로 삼으면 반전(反轉)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의 자율을 신장시키고 시장의 영역을 넓히려는" 개혁방향은 분명 옳다. 시장주의가 절대적은 아니지만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국가 개입보다 덜 해롭기 때문이다. 진정한 성장동력은 '땀과 눈물' 그리고 '희생과 용기'다. 향후 정책과제는 공기업 개혁,규제완화,구조조정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것이다. '확신편향'에 빠지지 않는 겸손함과 '자기교정'의 유연성과 진취성을 가져야 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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