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직접 사먹을 수 있는 일반약 가격이 잇달아 오르고 있다.

삼일제약은 23일 콧물이나 재채기 등 알레르기 증상 완화에 쓰이는 '지르텍'의 약국 공급가격을 오는 4월부터 10%가량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르텍 가격 인상은 2004년 이후 5년 만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완제품 수입비용 증가로 공급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약품도 수입 응급피임약인 '노레보원'의 가격을 10%가량 올리고 물파스 가격도 소폭 인상키로 했다. 현대약품 역시 환율상승 지속 및 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판매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액체 위장약인 '겔포스엠(보령제약)'과 소화제인 '그린큐(동성제약)'도 이르면 내달부터 가격이 10%가량 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완제품 형태로 수입 판매되는 의약품과 원료수입 비중이 큰 약품을 중심으로 약품값 인상 도미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 1위인 동아제약은 앞서 올초 피로회복제 '박카스'의 약국 공급가격을 다음 달부터 12%가량 올리기로 결정했다. 유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물류비,인건비 등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지난 4년 동안 약품가격을 현실화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박카스의 소비자가격은 현재 400원 안팎에서 500~600원가량으로 25~50% 오를 전망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