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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게리엇’ 전 엔씨소프트 게임개발자 흥행실패에도 스톡옵션 행사로 돈방석

게임 흥행 실패로 엔씨소프트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주며 회사를 떠났던 게임개발자 리차드 게리엇이 최근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100억원대 돈방석에 앉은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주식의 2%대에 달하는 스톡옵션 물량이 쏟아지며 ‘아이온 효과’를 누리던 엔씨소프트 주가도 미끄러졌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차드 게리엇은 지난 9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47만1335주(지분율 2.2%)를 매입,장내에서 이익실현하며 40만3472주를 팔았다.2001년 행사가액 3만2130원으로 스톡옵션을 받았던 그는 주당 6만~7만원대에 주식을 정리,142억원의 차익을 남겼다.현재 남은 주식 6만7863주를 이날 종가에 팔았다고 추정하면 총 차익은 17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계산된다.

리차드 게리엇은 세계적인 게임 ‘울티마’ 시리즈를 개발한 ‘거장’으로 엔씨소프트가 2001년 그의 형 로버트 게리엇과 함께 스톡옵션을 제시하며 모셔온 인재였다.하지만 리차드 게리엇이 주도해 개발한 온라인게임 ‘타뷸라라사’가 흥행에 참패하며 회사에 대규모 손실을 안겨줬고 결국 그는 작년 말 엔씨소프트를 떠났다.반면 로버트 게리엇은 엔씨소프트 등기임원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통상 회사에 공로가 없는 임직원이 퇴임하면 스톡옵션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지만,리차드 게리엇은 회사에 손실도 끼치고 떠난 후에도 대규모 스톡옵션 차익을 챙긴 셈이 됐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가 아이온 효과로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스톡옵션 물량이 대규모로 나오면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말했다.그는 다만 “리차드 게리엇의 잔여 물량 6만주 가량도 오늘 모두 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보여 더 이상의 수급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신고가 7만7900원까지 올랐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이날 6.37% 급락한 7만2000원에 마감했다.지난해 11월13일(-13.28%) 이후 최대 낙폭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