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제유가는 동구권 경제 악화 등 전세계적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해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속에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WTI는 전날 종가보다 2.58달러(7%) 떨어진 34.93달러에 마감됐다.

3월물 거래는 오는 20일 끝나고 내주부터는 4월물 거래가 시작되지만, 최근 선물 인도 장소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재고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4월물 거래가도 30달러대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2.38 달러(5.5%) 떨어진 배럴당 40.9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 급락은 전세계 경제권의 동시다발적 경기침체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발 경기침체에 더해 동유럽 시장이 악화되면서 유럽 전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고, 세계 3위의 일본도 각국의 경기침체로 수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는 17일 동유럽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깊고 오래 지속됨에 따라 유럽 전체의 은행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미국 뉴욕의 2월 제조업 경기 역시 가파르게 위축돼 경기침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7일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마이너스 34.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월의 -22.2보다도 나빠진 것으로, 2001년 관련 기록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귀리언 원유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로존, 일본이 동시에 경기침체에 빠져들면서 올해 상반기 경제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깁 켈일 알제리 석유장관은 유가가 40달러 밑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경우 OPEC는 오는 3월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결의하게 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7천870억달러의 경기부양법안에 곧 서명할 예정이지만, 이번 부양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증폭되면서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도 유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