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상대 회사의 모니터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구매하고 LCD 생산장비 교차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두 업체의 공통된 의견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6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모니터용 LCD의 경우 양사가 사용하는 기술이 같아 조만간 교차구매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17인치를,삼성전자는 LG전자에 22인치 모니터용 패널을 각각 공급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초 TV용 LCD 패널의 교차구매를 추진했으나 기술적인 문제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교차구매 협상 품목을 모니터로 바꿨다.

상대 회사의 협력업체가 만든 LCD 생산장비를 사들이는 장비 교차구매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권 사장은 "엔화가치 상승으로 일본에서 장비를 들여오는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장비 교차구매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3년 임기의 2대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협회장 수락사를 통해 "디스플레이 장비와 재료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