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규제완화 지속 추진해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13일 "우리 금융은 낙후된 수준으로, 갈 길이 멀다"며 "이번 위기는 3년내에 마무리될 것이므로 금융선진화를 위해 규제 완화와 금융산업화를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이날 오전 미래기획위원회.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주최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환경 변화' 국제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곽 위원장은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언급, "선진국들이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규제완화가 많이 진전된 나라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우리의 경우 여전히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투자은행 모델도 최근 금융위기로 비난을 받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다시 정부 주도의 규제 강화로 돌아간다면 금융산업부문을 낙후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MT 가서 사고를 냈다고 해서 초등학생들에게 대학 갈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선진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초등학생 수준인 우리나라 금융이 대학생 수준으로 도약하려는 선진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일시적인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면 규제완화나 민간중심의 금융산업 발전 등의 국제적인 조류에 동참해야 하므로 지금은 이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MB노믹스의 핵심 중 하나는 금융을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적 시각에서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는 점"이라면서 "청년 일자리창출에 양적인 면 뿐 아니라 질적인 면도 중요하므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금융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현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곽 위원장으로서는 `복귀전'의 의미가 있는 행사로, 일각에서는 이날 환영사에 대해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서 전공인 금융정책 분야에서 향후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 일각에서 금융규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곽 위원장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규제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