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임에도 더 오를 것이란 예상 속에 '금 사재기'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금반지,금목걸이 등 소규모 수요가 아니라 아예 금괴를 통째로 사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게 금은방 점주들의 전언이다. 서울 종로3가에서 금은방 태광사를 운영하는 이상흥 사장은 11일 "작년 말 금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고 집에 보관했던 금을 당시 시세(13만~14만원)에 내다판 사람들이 많았는데,그 이후 금값이 4만원가량 더 올랐는 데도 금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금 3.75g(1돈) 소매가격은 이날 18만5000원을 기록했다. 금값은 작년 10월 최고치인 18만6000원에서 11월 초 14만1000원으로 급락했으나 다시 오름세를 타 지난 2일엔 18만7000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로,압구정동 일대 금은방들은 금값이 조만간 2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주식 ·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고 경기 전망도 어두워 안전 투자 대상으로 금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값 급등…온스당 1000달러 돌파 재시도
金값 '고공행진' 1돈 18만5천원…액세서리는 銀으로


200여개 도 · 소매 금은방이 몰려있는 종로3가 귀금속거리나 20여 곳이 영업 중인 압구정동에선 금반지 등 액세서리 대신 아예 금괴를 취급하는 곳들이 속속 등장했다.

종로3가 A금은방 관계자는 "작년까지 14k,18k 금 액세서리를 주로 팔았지만 얼마 전부터 금괴를 취급한다"며 "1~2㎏짜리 금괴를 사려는 문의전화가 매일 한두건씩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1㎏짜리 금괴는 현 시세로 4900여만원 수준.압구정동 B금은방 점주는 "은행에서도 금괴를 살 수 있지만 10%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므로 일반 금은방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호/김효정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