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내 테레프탈산(TPA)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관련 기업들의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최근 외교 채널을 통해 삼성석유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KP케미칼 SK유화 효성 등 국내 TPA 6개 제조업체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이겠다는 방침을 한국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상하이자동차의 기술 유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시점에 중국 정부가 반덤핑 이슈를 들고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TPA는 폴리에스터 등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의 원료로 쓰이며 100여개 석유화학 제품 중 대(對)중국 최고 수출전략 상품으로 꼽힌다. 따라서 중국이 반덤핑 조사를 통해 수입관세 부과 등 징계에 나서면 막대한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업체들의 중국 TPA 수출액은 약 28억달러(한화 약 3조8000억원)로 전체 석유화학제품 중국 수출액(322억달러)의 8.6%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TPA에 대한 중국의 수입 규제는 해당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며 "반덤핑 조사가 다른 화학제품으로 확산될 소지도 있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삼성석유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등 TPA 제조업체들은 TPA 단일 품목만을 생산하고 있는 데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 반덤핑 조사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이들 업체는 TPA 생산량의 50%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 중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이 90%를 넘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