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5% 성장…수출 및 내수부진 요인



지난해 4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3.4%를 기록,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10년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4분기 6%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22일 '2008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전년동기 대비 3.4%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기대비로도 5.6%나 감소해 2003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며, 1998년 1분기 7.8% 감소한 이후 최악의 결과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2월 예측한 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0.7%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경기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갔고 수출과 투자, 소비 모두 예상보다 심각하게 악화하면서 경기는 당초 전망치보다 훨씬 나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GDP성장률은 2.5%에 그쳐 지난 1998년 6.9% 감소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도인 2007년 5.0% 성장에 비해 반토막이 난 것.

이처럼 국내총생산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생산과 지출 모두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던 수출이 약 30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경제성장이 크게 위축됐다.

재화수출은 전기비 11.9%나 급감해 지난 1979년 1분기 이후 최대폭의 감소를 나타냈으며 전년동기대비로는 사상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과 일본, EU 등 선진국은 물론 전 세계로 전이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내수는 전기대비 5% 감소해 성장기여도가 6.2%p나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을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생산측면에서는 농림어업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의 생산이 큰 폭의 감소로 전환됐으며, 지출측면에서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재화수출도 감소폭이 확대됐다.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전기비 4.8% 감소해 지난 1998년 1분기 14.6% 감소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로도 4.4% 감소해 1998년 4분기 10.8% 감소한 이후 10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도 각각 -16.1%, -4%를 기록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결과를 보였다.

경제활동 별로 보면 제조업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제조업 성장률은 반도체와 철강, 자동차 등 주요업종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전기보다 12.0%나 감소해 1970년 이후 최악을 나타냈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이 증가했으나 건물 건설 부진으로 2.9% 감소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운수창고 및 통신업, 금융보험업의 영업부진으로 전분기보다 1.2% 줄었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 GDI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3분기 -3.1%에 이어 -2.9%를 나타냈다.
연간 전체로는 실질 GDI가 전년 동기보다 2.1% 줄어 1998년 -7.2% 이후 가장 낮았다.
실질 GDI는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소득지표로,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구매력이 떨어져 국민의 체감 경기와 호주머니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춘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 GDP성장률이 전기 대비 -5.6%를 기록했기때문에 전기 대비 성장률은 올해 1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플러스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어 "올해 연간 성장률은 한은이 당초 예상한 2.0%보다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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