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16일 이번 실적시즌의 핵심이 미국 금융기관들의 실적이라고 꼽았다.

이 증권사 이경수 연구원은 "15일 증시는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이 미국 금융기관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문제는 최근 미국 금융기관들이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했던 시장에서 잠시 잊고 있던 금융위기 우려가 재부상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악재는 외부변수인 만큼 섣부른 예측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 미국 금융기관의 성공적인 구조조정은 우려를 단기간에 불식시킬 것이지만 시스템 위기를 야기시키는 중대한 이벤트의 발표는 그간 쌓아온 기대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금융기관들의 실적 역시 이번 실적시즌의 하이라이트로 꼽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분기 리먼파산 등의 금융위기가 실적발표 시기에 본격적으로 이뤄졌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

특히 BOA의 실적(1월20일 발표예정)은 인수기관 메릴린치의 부실을 어느 정도 소화하고 있는지 알려줄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그는 "월가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라 금융위기 재상기→유동성 확충 노력→안전자산선호의 새삼스럽지 않은 악순환은 다시 한번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 악화로 끝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적악화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파산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진단했다.

최근 다시 진행되고 있는 안전자산선호는 외국인 행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결국 기관들과 외국인들의 수급은 실적시즌기인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