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15일 기준금리를 연 2.0%로 0.5%포인트 인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와 같은 인하폭이다. ECB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여 사이에 네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함으로써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2.0%로 떨어뜨렸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유로존의 물가가 안정을 되찾았고 경기는 악화되고 있어 금리를 인하했다"고 말했다. 유로스타트(Eurostat)는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1.6% 상승하는 데 그쳐 ECB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1.6%를 기록한 것은 2006년 10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일본은행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했고 1주일 전 회의를 연 영국의 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1694년 은행 창설 이후 315년 만에 최저인 연 1.5%로 낮춘 것도 ECB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리셰 총재는 그러나 "2월 통화정책회의는 불과 3주밖에 남지 않았다"며 "다음 중요한 회의는 3월에 열릴 것"이라고 말해 3월에 추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CNBC방송이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ECB가 금리를 연말까지 미국이나 일본처럼 0%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