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시행 '표준투자준칙'에 불만고조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가 14일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 당국과 협의를 거쳐 마련한 '표준 투자권유 준칙'이 펀드 가입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금융회사와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1년 미만인 투자자들에게 파생상품을 권유하지 못하게 제한하고 초보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형 펀드 가입을 제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맞춰 다음 달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이 준칙은 형식적으로는 펀드 판매 가이드라인이지만 앞으로 불완전 판매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잣대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조항이어서 펀드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준칙은 금융회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과 금융상품의 위험도를 5단계로 분류해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만 권유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준칙은 7개 문항을 통해 투자자 성향을 안정형부터 공격투자형까지 5단계로 분류한다. 문제는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거의 없어 초보자는 주식형 펀드 투자가 사실상 봉쇄된다는 점이다.

실제 대형증권사인 A사가 기존 고객 2200여명을 대상으로 투자 유형을 분석해본 결과 10명 중 6명은 주식형 펀드를 권유할 수 없는 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리테일담당 임원은 "이 준칙은 투자자 유형과 이에 맞는 상품을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분류하고 있어 시행되면 일선 판매 창구에서 큰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