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14일 최근 대차잔고의 급증이 외국인의 투기적 공매도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작년 10월 공매도 규제 이후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의 비중이 4%에서 2%로 하락했으나 올해 2일부터 9일까지 급증해 10조원으로 감소했던 잔고가 13조원대로 복귀했다.

이 증권사 이승재 연구원은 "이 기간 주가가 7% 이상 오른 탓도 있지만, 대차물량 자체가 다시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감소했던 대차물량이 다시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풋ELW(주식워런트증권)의 헤지 수요를 원인으로 추정해볼 수 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는게 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현재 증권사가 풋ELW를 판매할 경우 이를 헤지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공매도가 허용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종목형 풋ELW의 발행규모가 4000억원에 불과하고 대부분 유동성 공급자(LP) 보유율이 높아서 헤지수요가 많지 않았다"며 "풋ELW 헤지보다 대차기간의 연장(롤오버)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즉 지난 12월 대차잔고가 급감한 것은 대여자가 의결권 행사를 위해 주식반환을 요구했기 때문이고, 이후 다시 대여해주면서 잔고가 늘어났다는 추정이다.

이 연구원은 "1월초 증가한 대차잔고 3조원에서 2조원 이상이 이와 같은 롤오버 수요"라며 "투기적 공매도의 경우 담보비율이 상향조정돼 자금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롤오버한 것으로 보아 상당히 공격적인 매도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1월초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에 투기적 공매도 세력의 롤오버 수요가 몰렸을 가능성을 감안해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주요 종목은 한국금융지주, 대구은행, KB금융, 외환은행, 현대미포조선, STX팬오션, SK, 삼성물산, SK에너지 등이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숏커버링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이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