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과속 스캔들'이 관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놀라운 점은 남자 주연 배우를 제외하고는 감독부터 여주인공,아역 배우까지 이름조차 들어 본 적이 없는 신예들이라는 것이다. 제작비도 25억원 정도다. 이 영화의 대박 비결은 바로 "의외로 재미있더라"는 입소문이다. 입소문은 형성은 물론 관리도 어려워 마케팅 전문가들의 골치를 썩이지만 그 효과는 엄청나다. 《보라빛 소가 온다》(세스 고딘 지음)는 책을 본 적이 있는가. 2003년 출간된 후 입소문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해 밀리언셀러가 됐고 아마존,비즈니스위크,뉴욕타임스 등을 통해 최고의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어떻게 그처럼 막강한 입소문을 냈을까.

출판사는 책 출간을 앞두고 미국 경영 월간지인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 발췌 요약본을 게재했다. 그리고 독자 5000명의 신청을 받아 배송료 5달러만 내면 책 전문을 보내 주겠다고 공지했다. 책이 출간되기 석 달 전의 일이다. 보라색 우유곽으로 포장해 배포한 5000권의 책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책이 나온 이후에는 보다 더 전략적으로 입소문을 내기 위해 버즈에이전트(BzzAGENT)를 마케팅 파트너로 삼았다. 버즈에이전트는 2002년 설립된 이래 미국과 캐나다에 입소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었다.

버즈에이전트의 입소문 마케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고객이 마케팅을 의뢰하면 버즈에이전트는 관리 중인 지원자들 가운데 조건에 맞는 대상자를 선별한다. 이후 의뢰 기업이 제품 샘플이나 쿠폰 등을 보내 오면 이를 버즈키트(BZZkit)란 이름으로 재구성해 지원자들에게 보낸다.

버즈키트 안에는 제품에 대한 설명은 물론 입소문 낼 때 주의점 등을 나열한 행동 규범,권장 홍보 방식이 적혀 있는 활동 목록도 담겨 있다. 지원자들은 제품을 받아 사용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게 된다. 이때 버즈에이전트는 추적 가능한 쿠폰,제품 샘플 등을 사용해 제품이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에게 확산되는지 확인하고 기록한다. 또 캠페인에 참여하는 지원자들은 수시로 자신의 홍보 활동을 적어 버즈에이전트로 보낸다. 지원자들로부터 수집된 자료는 추후 마케팅 보고서 형태로 고객사에 전해진다. 이런 형태로 진행됐던 홍보 캠페인 덕에 《보라빛 소가 온다》는 발간 일주일 만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단순 입소문에서 벗어나 브랜드 · 고객 간의 신뢰 관계가 형성되도록 하는 입소문 마케팅.'고객의 입'은 기업에 불황기를 극복할 막강한 힘이 돼 줄 것이다.

세계경영연구원 조미나 이사,이하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