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컨설팅 콘페리社 라일리 회장

"외국계 임원과 계약할 때 가급적이면 장기 계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세계 1위 헤드헌팅 · 리더십 컨설팅업체인 콘페리 인터내셔널의 폴 라일리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최근 들어 외국인 임원을 영입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좋지만 2년 정도의 단기 계약으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삼성 LG SK 등이 높은 연봉의 외국인 임원들을 대거 고용했지만 내부에서 이들을 '이방인' 취급하는 문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아시아권의 고용 문화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장기 고용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10년,20년 남아 있게 될 직원들이 단지 2년만 일하고 나가게 될 외국인 상사의 변화와 혁신 전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

그는 "LG의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임원과 기간을 명시하지 않은(무한 연장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긍정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라일리 회장은 불황기 조직 안정을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빠르게 실행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를 걱정하기보다 미래에 집중해서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우리 회사가) 불황을 맞게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불황을 '이용'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황기에 핵심 인재를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핵심 인재가 조직에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래야 호황기에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고용했다가 불황기에 잘라 내는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라일리 회장은 또 "아시아 출신 인재들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며 외국인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일하는 경험이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콘페리 인터내셔널은 세계 39개국에 90개 지사를 갖고 있으며 한국에는 1998년 첫 지사를 설립했다. 오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전미풋볼리그(NFL) 수장,알카텔루슨트 최고경영자(CEO) 등 최고위급 인사 영입에 관여하고 있다.

글=이상은/사진=김병언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