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주식은 홀수해
채권은 짝수해 수익률 강세

증권시장의 '홀짝' 징크스가 화제다. 2000년 이후 홀수해에는 주식이 강세,채권이 약세였던 반면 짝수해에는 주식이 상대적으로 약세이고 채권이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

각종 지표와 데이터를 기초로 논리적 분석에 강한 애널리스트들이지만 역시 올해에도 어김없이 맞아떨어진 홀짝 징크스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쏟고 있다.

30일 정성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2004년 이후 짝수해에는 채권 시세가 상승했고 홀수해에는 시세 하락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상대적으로 짝수해 성과가 더 높았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 국고채 3년물의 연초 대비 연말 수익률은 2004년 6.03%, 2005년 -3.51%, 2006년 1.38%, 2007년 -2.05%였고 올해도 6.27%에 달해 짝수해에 뚜렷하게 높았다. 2002년(7.52%)의 수익률도 2001년(2.48%)과 2003년(0.73%)보다 상대적으로 좋았다.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는 올초 연 5.86%로 시작해 줄곧 하락세를 보여 4월엔 4.88%까지 떨어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경고 신호가 나온 7월엔 6.17%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인하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운용되면서 이날엔 3.41%까지 떨어지는 추이를 보였다.

반면 주식시장은 채권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코스피지수 연간 수익률은 2001년 37.47%, 2002년 -9.54%, 2003년 29.19%, 2004년 10.51%, 2005년 53.96%, 2006년 3.99%, 2007년 32.25%, 올해 -40.73%로 홀수해엔 선전했지만 짝수해엔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 이후 경기주기상 상승기가 주로 홀수해에 겹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순환적인 측면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과거에는 경기 사이클이 2~3년 단위였지만 2000년 이후에는 더욱 짧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에도 홀수해 징크스가 적용될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가 쏟아부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실물경기가 바닥을 치기에 앞서 주식시장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문혜정/김재후 기자 selenmoon@hankyung.com